120404 C : 385
도서명 :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/ 저자 : 로맹 가리(에밀 아자르)
참가인원 : 06양도웅, 07김진호, 08권용욱, 08석정완
로맹 가리 관련 정보(07 김진호 구술) : 1980년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. 볼리비아의 수도와 페루의 리마가 작품의 배경으로 나오는데 작가가 이 지역의 외교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. 유럽, 남미에서 겪은 작가의 경험이 작품 내에 묻어있다.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<자기앞의 생>이라는 책을 발표했다. 가명으로 책을 낸 이유는 자신의 작품이 과연 작품만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, 작가의 이름으로 평가를 받는지가 알고 싶어서라고 한다. 작가로서의 삶이 끝났다는 평을 받고 있던 로맹 가리는 필명으로 작품을 내면서 비평가들의 상반된 평을 보며 즐겼다고 한다.
로맹 가리 단편집 <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> 중 마음에 드는 단편과 그 이유
양도웅
<킬리만자로에서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>. 킬리만자로에서는 왜 모든 것이 순조로울까? 하는 생각을 했다. 자기가 살고 있는 현실과 자기가 몸담은 곳이 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. 자기가 엽서를 쓰고, 보내고 하는 행동 끝에 진짜 현실을 깨닫는다. 현실에서 도피하고 자신의 마음대로 해석하려는 인간의 모습이 와 닿았다. <벽>에서 영화 ‘박수칠 때 떠나라’ 의 초반부를 떠올렸다. 빌딩을 줌 아웃하면 각 방마다 각자의 행동에 열중하는 사람들.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같은 공간에서 전혀 다른 세계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.
김진호
<류트>, <가짜>, <역사의 한 페이지> : <가짜>, 여자의 코가 수술의 결과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변할 정도로 사랑했던 여자와 이혼한다. 계속해서 진품만을 원하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남자의 삶에서 현실과의 괴리를 느꼈다. 삶 자체에서 가명을 사용해서 작품을 발표했던 로맹 가리의 인생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을 느꼈다. <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>, 라 파스를 배경으로 전쟁이 끝나고 재회한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두 남자의 이야기. 전쟁이 끝났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유태인의 행동에서 개인의 편협한 사고가 얼마나 심화될 수 있는지, 이런 일이 개인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한 집단에서 일어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생각했다.
권용욱
<영웅적인 행위에 대해 말하자면> : 로맹 가리가 비평가들에게 느꼈을 매너리즘을 작중의 화자를 통해 비판한 것을 볼 수 있었다. 또한 당시의 로맹 가리가 사회에서 받은 대우가 과연 타당한지 자신을 돌아보는 자기 성찰의 중의적인 작품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.
석정완
<류트>, <몰락>, <비둘기 시민> : 이번 주의 책으로 선정된 <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>를 보며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‘배신’ 이라는 생각을 했다. 비둘기 시민에서는 작가가 독자의 관념을 배신한다. 몰락은 과거 노동운동의 영웅이었던 자의 과거에 대한 배신, 그리고 옛 동지들이 느낀 자신들의 기대에 대한 배신. 마지막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던 류트에서는 작품 후반부에 흐르는 대사와 아랍 상인의 사촌 사이에서 평생을 대사에게 바친 부인이 느꼈을 배신감이 인상적이었다.